엊저녁에 퍼먹고 데워 놓지 않은 카레의 냄비 뚜껑을 열었는데 색이 탁합니다.
몇 일 전만해도 냄비를 창틀에만 올려놔도 냉장이 되었는데 봄이 총알같이 와버렸네요.
어제 토요일에 노방전도를 나갔어요.
코로나를 핑게로 5년만에 재개된 노방 전도였어요.
오래 준비하거나 많이 기도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전도 대열에 참여한 이유에는 이런 생각이 있었어요.
전도를 해서 많은 사람들이 믿음을 갖게 되고 교회가 부흥하는것도 너무 너무 중요하지만 전도자들이 다니며
"하나님은 살아계십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예수님 믿음면 행복해져요.
천국과 지옥이 있답니다...."
짧고 적은 말이지만 복음의 핵심이 될 수 있는 말로 세상을 채운다면 죄를 계획하다가도 생명을 포기하려는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다가도 한번쯤 맘을 돌이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요.
토요일에는 아이들 교복을 빨고 주중에 먹을 밑반찬도 해야 하고 집안 곳곳 구석진 곳의 먼지도 털어내야 하고 특히 화장실과 냉장고 청소를 해야 할텐데....
집안일을 뒤로 하고 교회로 가는 맘, 그닥 편하지만은 않았지만 복음에 대한 사명, 함께 전도할 전도자들에 대한 예의와 지위에 대한 책임감으로 어제도 뛰어서 교회를 갔어요.
'빨리 끝내고 집안일 마치면 쉬어야지.'
다음주는 고난주간으로 특새도 있는데 콧물과 재채기가 시작되어 머리속에 넘치는 글쓰기 소재들에 대한 욕심도 잠깐 내려놓고 컨디션 회복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인지 교회 앞의 거리가 한산하여 동네를 돌며 준비한 전도용품을 나눠드렸어요.
그렇게 다니다 만난 사람들 중 한 분이 특별히 기억에 남아요.
부인은 교회를 다닌다는 할아버지.
"나이드니까 맘이 약해지는건 사실이야. 부인따라 가려고 해."
처음 어머니께 "예수님 믿으세요."했더니
"그런말 하려면 앞으로 집에 오지 말거라."하셨던 어머니.
전화상으로 "엄마,예수님 믿으면 행복해요."했더니
인사도 안하고 전화를 끊어시던 어머니.
그런데, 지난 구정때는 "엄마, 저랑 천국가요."했더니
"내가 가면 큰아를 따라가야지 막내이 니를 와 따라가노."
연세가 드시고 숨이 가빠지시면서 천국과 지옥, 예수를 말하는 저를 내치진 않으시네요.
부인은 교회를 다닌다는 그 할아버지처럼 제 어머니도 이제 맘이 많이 약해지신것 같아요.
우리 어머니의 영혼을 진정 사랑하는 성실한 전도자를 보내주셔서 주 안에서 평안한 삶, 모든것을 주님께 맡겨드리고 근심, 걱정의 흔적을 일점도 찾을 수는 기쁨을 이기지 못하는 큰웃음을 웃으실 수 있게해주세요.
우리 어머니의 삶을 아시잖아요.
한 사람의 삶이 이다지도 치열해서야.
한 여인의 삶이 이다지도 박복해서야.
어머니를 아는 어떤 사람이 삶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까요?
80평생 걷다 넘어져도 자식들 위해 기어서라도 꺼이꺼이 살아내야 했던 그 삶을 아는 사람이라면...
어머니의 영혼이 주를 알지 못하고 다다를 곳을 상상하면 차라리 저의 믿음이 허상이였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될것 같아요.
말씀의 숨겨진 의미를 깨달을 때의 환희는 세상의 어떤 기쁨과도 비교할 수 없으나 이 말씀으로는 근심이 깊어집니다.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고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도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며
(마태복음 10:37 )